2010-02-02
추위는 아직도 들쑥날쑥 기승을 부리는 터라 외출이 꺼려지기만 하는 나날이지만 디자이너가 곰도, 개구리도 아닌데 집에만 있어서는 리프레시고 영감(靈感)이고 찾을 길이 만무하다. 그러니 집 밖으로 나가 전시라도 둘러보자. 영감을 찾거나, 크리에이티브를 얻거나. 모두 당신이 하기 나름이다.
에디터 | 정윤희(yhjung@jungle.co.kr)
10/10 - 서울10색과 10인의 디자이너
지난해 10월, 시민들의 열린 ‘디자인+역사’ 체험공간으로 개장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이 첫 번째 전시를 연다. 포스터에 서울 대표10색이 컬러 칩처럼 수 놓여 있고, 서울 지도마저 실로 엮은 듯 서울색으로 채워져 있는 것을 보면 제목이 아니더라도 서울 대표10색에 관한 전시임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디자인수도 2010, 서울’을 기념해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디자인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국내외에서 왕성한 디자인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10명의 디자이너들이 서울 대표10색을 테마로 새롭게 서울과 서울 시민의 삶을 상상한 디자인 작품을 선보인다. 10개의 색깔, 10개의 시간, 10개의 공간 등 숫자 10이라는 주제 아래 ‘서울다움’을 찾는 이번 전시는 영상, 가구, 패션, 일러스트, 제품, 공예, 설치 디자인 등 다양한 디자인 분야를 한자리에 모아 디자인계의 신발상, 신소재, 신기술, 신트렌드를 압축적으로 제시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는 강혜숙, 김영진, 김호준, 이에스터, 이장섭 등 10인으로 각기 맡은 하나의 서울색으로 서울색이 가진 가능성을 탐구한다. (재)서울디자인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시민고객에게 무료로 공개된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디자인갤러리 | 2010. 1. 29 ~ 4. 7 | 02 2266 7077 | www.seouldesign.or.kr
Superhill Superhero
이보다 더 유혹적일 수 없는 붉은 색의 하이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어서 와 나를 가져봐’라고 말하듯 포스터 속에 매달려 있는 하이힐들은 자세히 보니 한 쪽이 수화기처럼 생겼다. 꼬불꼬불한 전화선 끝에 전화기도 하이힐도 아닌 것들이 매달려 있는 이 작품은 갤러리 AG 안국약품(주)의 다섯 번째 신진작가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김민형의 것이다. 김민형의 개인전 ‘Superhill Superhero’는 작가가 도시 여성들에게 던지는 힐의 존재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된 전시는 온통 ‘힐’로 가득하다. 여성이 가진 힐에 대한 욕망, 반대로 여성의 욕망이 물화된 힐과 힐에 숨겨진 여러 가지 욕망들을 풀어낸 것이다. 갖가지 모양의 힐로 가득한 전시장을 둘러보다 보면 소심한 모습의 클라크 켄트에서 남성성과 정의로움을 발산하는 슈퍼히어로, 슈퍼맨으로의 변신을 상징하는 ‘S’라는 엠블렘이 김민형의 힐에 중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갤러리 AG | 2010. 1. 5 ~ 2. 12 | 02 3289 4234 | www.galleryag.co.kr
일민의 문화-세계의 문화, 전통의 문화
넉넉한 여백 한쪽에 동그라미와 네모가 사이 좋게 자리 잡은 포스터가 궁금증을 자아내는데, 다름 아니라 일민 김상만 선생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전시를 알리고 있는 것이다. 동아일보 입사 후 작고하는 날까지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재직하며 언론, 문화, 교육을 위해 열정과 신념을 쏟았던 일민 김상만 선생을 기리기 위한 전시다. 이번 전시는 일민 선생이 재직 중에 진행했던 문화사업과 관련한 신문지면, 각종 문화공연의 포스터, 신춘문예 발간 도서 등이 전시되는 ‘동아일보와 한국현대문화’ 섹션과 그의 개인적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섹션, 그리고 일민문화재단 소장품을 포함하여 동아일보 문화 관련 사업을 통해 소장하게 된 작품을 전시하는 섹션으로 구성된다.
일민미술관 | 2010. 1. 19 ~ 2. 28 | 02 2020 2055 | www.ilmin.org
콩코르 디자인 공모전 2009 수상작 전시회전 포스터
산뜻한 파스텔 톤이 벌써부터 봄향기를 느끼게 하는 포스터는 ‘콩코르 디자인 공모전 2009’의 수상작 전시회를 알린다. 디자인을 통해 국제 사회의 크고 작은 문제를 이슈화하는데 공헌하고, 레터헤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디자인 문화의 저변확대에 기여한다는 가치 아래 개최된 ‘콩코르 디자인 공모전 2009’의 수상작이 소개되는 이번 전시는 한국, 홍콩, 일본, 중국 등 4개국 디자이너들의 다양하고 자유로운 콘셉트와 개성 넘치는 표현방법으로 디자인된 작품들 중 선발된 수상작 70 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콩코르 디자인 공모전은 4개국의 금, 은, 동상 수상작 중 주제별로 ‘인터내셔널 프리미엄 어워드International Premium Award)’를 지정, 지정주제 부문에서 중국의 Chen Yu Feiku, Liu Chao가 금상을 수상했으며, 수상작은 그린피스에 기증되어 2010년 캠페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을 시작으로 일본, 중국, 홍콩에서도 열리게 되며, 4개국의 서로 다른 디자인 문화를 반영한 수상작을 비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예정이다.
삼원 페이퍼 갤러리 | 2010. 1. 18 ~ 2. 27 | 02 468 9008 | www.papergallery.co.kr